듣똑러님께 듣똑라가 드리는 #45 뉴스레터 (2019. 12. 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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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개 장관직 중 12개를 여성으로 임명한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가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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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똑러님, 안녕하세요. 횬 기자입니다. 여러분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는 것을 상상해보신 적 있나요. 30년 뒤 말고 당장 오늘이요. 합이 잘맞는 또래 동료들을 장관에 임명하고 함께 국정을 운영하는 상상은 어떤가요.
잘 감이 안오신다고요? 한 번 예를 들어 볼게요. 밀레니얼 세대 여성인 제가 대통령이 되는 겁니다. 그리고 이지상 기자를 국무총리에, 홍상지 기자를 기획재정부 장관에, 채윤경 기자를 법무부 장관에, 나원정 기자를 문화체육부 장관에 임명하는 상상, 어떤가요😂.
참, 쓰면서도 웃음이 나오긴 합니다만, (정색하고) 불가능할 것은 또 뭘까요. 핀란드의 34세 산나 마린 총리와, 그가 임명한 장관들의 면면을 보니 30대 여성이 국가를 운영하는 것이 터무니없는 일은 아니란 생각이 드네요. 대의제 정치에서 국가수반이나 각료는 국민을 대리하라고 있는 것인데, 30대 여성 또한 국민이니 대리할 수 있는 것 아닐까요. 나이와 능력은 비례하지도 않고요.
도대체 핀란드란 나라는 어떤 나라길래, 이런 풍경이 가능할까요? 기사를 찾아보니, 핀란드는 법과 제도로 청소년의 활발한 정치 참여를 보장한다고 해요. 2006년 제정된 청소년기본법 8조에 따라 '청소년에게 반드시 지역사회 청소년 단체 및 정책을 다루는 일에 참여할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규정한다고요. 산나 마린 총리를 비롯해 30대 정치인 거의 모두, 이런 제도를 활용해 정치를 시작했는데요. 그러니까 다들 10년 이상 정치를 해온 베테랑인 셈이죠.
여성의 정치 참여도 법으로 보장하고 있는데요. 책 <핀란드는 어떻게 복지선진국이 됐나>에 따르면, '1995년 이후 중앙과 지방을 막론하고 간접 선출되는 의사결정기구에 성별 할당제가 적용되고 있고, 양성평등을 위해 어느 성별이라도 최소한 40% 이상의 대표 진출이 요구된다'고 합니다. 중앙 또는 지방 정부가 대주주인 회사의 이사회 구성도 마찬가지고요.
이 책을 보면서 인상깊었던 건, 양성평등지수가 높은 나라인 핀란드도 "여전히 부족하다"는 얘기를 해요. 남녀 임금격차 해소, 여성에 대한 폭력 근절, 경제분야 의사결정에 여성의 참여를 늘리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어요. '평등'이란 것은 그냥 얻어지는게 아닌 것 같아요. 끊임없이 법과 제도로 보완해야 '평등한 상태'에 가까워지는 것이죠.
청와대에도 30대 여성이 입성하는 상상을, 오늘부터 시작해보려고요. 무한한 상상만이 새로운 미래를 만들 수 있습니다.
김효은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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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똑러님, 오늘 한국, 미국, 영국 의회에 숨막히는 '전운'이 감돌고 있는데, 느끼셨나요?
[영국]은 브렉시트의 운명이 달린 총선이 진행됐고,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 탄핵안에 대한 하원 법사위 심의가 진행됐습니다. [한국]은 오후 열리는 본회의에서 지난 4월 말 '패스트트랙'에 태운 선거제 개편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등 주요 법안 상정을 놓고 여야가 대치 중입니다. 오늘 각 의회에서 어떤 결정을 내리냐에 따라 미래가 달라질 것 같은데요. 한번 정리해보겠습니다.
[영국] 오늘 영국은 국회의원을 뽑는 조기 총선을 치뤘습니다. 이번 총선은 2015년과 2017년에 이어 최근 5년 내 세 번째 실시되는 것으로 ‘브렉시트 총선’이라고 불렸는데요. 아직 개표 완료 전이지만, 영국 방송 3사 출구조사(적중률이 그간 높았다고 하네요)를 보면 예측 가능합니다.
바로, 보리스 존슨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이 전체 650석 가운데 368석을 차지해 과반 확보에 성공할 거란 전망이 나왔습니다. 개표 결과가 출구 조사대로 나타난다면 “브렉시트 완수”를 내세웠던 보수당은 단독으로 정부를 구성해 브렉시트 합의안은 물론 주요 정책을 담은 입법안을 하원에서 통과시킬 수 있게 됩니다.
[미국]같은 날, 미국 국회(하원)에선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는 탄핵결의안이 법사위에 올랐습니다. 이날 회의는 하원 전체 안건(우리 국회로 따지면 본회의)으로 넘기기 전 마지막 절차였는데요. 현재까지 마련된 탄핵 조항을 법사위에서 검토한 뒤 표결을 통해 전체 안건으로 넘기는 일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자리에서 13시간이 넘는 ‘마라톤 토론’이 벌어졌습니다. 공화당과 민주당에서 서로 다른 내용의 탄핵안 개정안(수정안)을 내놨는데 정당별로 찬반이 갈리며 계속 통과가 무산됐기 때문입니다. 밤늦게까지 토론이 계속되자 위원장이 “13일(현지시간) 오전 10시에 회의를 재개하겠다”며 표결을 연기했습니다. 현재로선 회의가 다시 열리면 바로 투표하게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법사위 표결을 거친 탄핵안은 17일 하원 전체 표결을 앞두고 있습니다.
[한국] 이번 주 대한민국 국회는 정말 뉴스가 쏟아졌습니다. 법안통과부터 여야 대치 등 다양한 뉴스가 쏟아진 이유는 이번 주가 20대 정기국회 마지막 주였기 때문입니다.
우선 법정처리시한(12월 2일)을 한참 넘긴 내년도 예산안이 10일 통과됐습니다. 정부가 제안한 내년 예산안은 513조 5000억원이었는데요, 국회에서 심사 과정을 거쳐 1조 2000억원을 삭감해 512조 2500억원으로 통과됐습니다.
다행히 정기 국회 때 통과되긴 했지만(원래 법정 처리시한은 12월 2일이라 이미 지각) 제 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합의를 끝내 받지 못한채 ‘4+1(민주당ㆍ바른미래당ㆍ정의당ㆍ민주평화당+창당 준비세력)합의체’의 수정안으로 통과했다는 문제점을 남겼습니다. 이날 국회가 열리면서 ‘민식이법’과 ‘하준이법’ 등 어린이 교통안전법 3건도 본회의에서 통과됐습니다. 그리고 대망의 오늘, 국회 본회의가 열립니다. 정기 국회 회기는 끝났고 여야 협의에 따라 임시국회가 열리게 되는 건데요. 오늘 본회의를 열어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검찰개혁 법안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을 일괄 상정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한국당은 패스트트랙 법안 상정에 반대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 진행 방해)를 하기로 한 상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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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의 '연구용역'은 의원 1인당 주어진 예산(2700만원)내에서 정책 개발에 도움을 얻기 위해 전문분야 연구를 외부에 의뢰하는 것을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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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성적 괴롭힘’(sexual harassment)을 최초로 법제화한 캐서린 맥키넌 미시간대 로스쿨 교수가 최근 한국을 방문해 국내 언론사들과 인터뷰를 진행했어요.
맥키넌 교수는 성인지 감수성에 대해 “우리 사회, 또는 법원이 성폭력 사건을 대할 때 성별 간 불평등을 포함한 위계질서 속에서 약자의 입장에 놓인 사람의 상황과 관점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성별 뿐 아니라 계급, 연령, 경제력, 학력, 국적 등을 고려해 피해자의 ‘입장’이 돼 보라는 것이죠.
맥키넌 교수는 이 이야기 뿐 아니라 불법촬영, 리얼돌, 아동 성폭력 등 여러 젠더 이슈 현안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는데요. 생각해볼만한 내용들이 많이 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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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업한 자 : 홍상지 기자 여기, 아주 멋진 두 명의 뮤지션이 있습니다.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어요. 자신에게 울타리 혹은 벽이 돼 온 소속사에서 벗어나 새 출발을 시작했다는 점, 그리고 지금 그 어느때보다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는 점이 그렇죠. 바로 씨엘과 백예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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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르고 벼려 온 뮤지션의 컴백이 바로 이런 것일까요. 씨엘은 지난달 ‘탈 YG’ 이후 보란듯이 3년만에 새 프로젝트 앨범으로 돌아옵니다. 프로젝트명은 <사랑의 이름으로>. 총 6곡인데 매주 두 곡씩 신곡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공개된 음원은 네 곡이에요. 특이한 건 노래 제목마다 노래를 만든 날짜가 같이 적혀있다는 건데요. 이중에는 3년 전 만든 노래도 있었죠. 그만큼 이 앨범에는 소속사 테두리 안에서 그룹 해체를 겪고, 자신의 음악을 마음껏 펼쳐낼 수 없었던 3년의 시간이 일기처럼 담겨 있습니다.
가장 최근 공개된 ‘+안해180327+’, ‘+투덜거려본다171115+’는 오랜 공백기를 깬 씨엘의 분노와 자신감, 그리고 내면의 불안함까지 솔직하게 담아낸 곡들입니다. 그만큼 한층 호소력 짙어진 씨엘의 보컬이 돋보여요. 각 곡의 뮤직비디오도 인상적인데요. ‘+안해180327+’ MV는 가사 내용을 수화 퍼포먼스로 풀어냅니다. 씨엘은 가사를 통해 이렇게 말해요. ‘나만의 길 가는 게 훨씬 더 나 다움. 소모적인 싸움에 내 시간 소비 안 해. 누가 이기나 봐. 그냥 얻은 게 아냐, 이 Crown!’ 네, 그렇게 그는 왕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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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꽉 찬 정규앨범이라니! 백예린은 12년 간 소속돼 있던 JYP에서 독립해 ‘블루 바이닐’이라는 레이블을 세웁니다. 그리고 사운드클라우드를 통해서만 들려줬던 곡들을 포함해 총 18트랙을 담은 앨범 <Every letter I sent you>를 내놓습니다. 현재 18곡 모두 음원 차트에 진입했고, 일명 ‘예린 존버단’이 오매불망 음원 발매만을 기다려온 ‘Square’는 굳건한 1위를 달리고 있어요. 이후 그는 SNS에 ‘한국인 최초 영어가사로 1등을 했다고 하는데 이런 건 자랑해도 되는 거겠죠?’라는 글을 올립니다. 네네, 아무렴요!
백예린은 자신의 앨범을 ‘19살부터 23살까지 내 생각과 고민, 추억들이 담겨 있다’라고 소개합니다. ‘네이버 나우’와 진행한 인터뷰에서는 “주말 같은 곡을 쓰고 싶었다”고 이야기했고요. 그래서인지 제일 첫 번째 트랙의 곡 제목이 ‘rest’예요. 전주 없이 바로 그의 나른한 목소리가 흘러 나오는데 늘어지게 늦잠을 잔 주말 오전, 포근한 소파에 기대 앉아 듣고 싶은 그런 음악이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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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8회~210회 다음주, 듣똑라 키워드는?
#김기현 #유재수 #정경심 #시사브리핑 #인터뷰콘텐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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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8회 - 12.16(월) 김기현, 유재수, 정경심으로 본 검찰 수사 (f.채윤경 법조기자)
209회 - 12.17(화) 210회 - 12.18(수) 인터뷰 콘텐츠 (다음 주에 말씀드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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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다보면 똑똑해지는 라이프는?
이지상, 홍상지, 김효은 기자가 제작, 진행하고 중앙그룹 기자들이 출연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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