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듣똑러님, 횬 기자입니다.
살면서 갑자기 현타 올 때 있잖아요. 내가 무슨 생각으로 이 일을 벌린거지? 어쩌다 여기까지 온 거지? 제대로 가고 있는 거 맞나? 나는 누구? 지금 어디?😂
갑자기 현실의 무게가 '턱'하고 온 몸을 짓누를 때, 저는 산드라 오의 인터뷰를 봅니다. 2011년 백지연 피플 인사이드에 출연할 당시 산드라 오는 '그레이 아나토미' 시즌 7을 끝냈을 때였어요. 그의 커리어에서 인기와 명성이 절정에 달하던 때였죠. 한 때 캐나다에서 각광받는 배우였던 그는 미국 진출 후 10여년간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다가 '그레이 아나토미'(2005~)에서 크리스티나 양을 연기하며 일약 스타로 떠올랐거든요.
백지연은 이렇게 묻습니다. "걸어왔던 길 모두 운이 좋으셨어요. 어떻게 가능한가요?"
산드라 오는 이렇게 답하죠. "잘 모르겠어요. 글쎄요. 물론 어려웠던 일이 없었던 건 아니에요. 처음 그렇게 성공을 거두고 '그레이 아나토미' 전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고, 또 '그레이 아나토미'가 끝나면 얼마가 걸릴지 누가 알겠어요. 오랜 기간의 방황이죠. 제가 가장 자주 받는 질문이 동양계 미국인 여배우로서 경험은 어떠냐는 거예요. 사람들이 상상하는 것과 같아요. 어렵고 답답하고 지치죠. 제가 그런 일들에 무관심한 것은 아니에요. 항상 마주치게 되는 일들이니까요. 하지만 더 큰 그림이 있으니 그걸 볼 줄 알아야 하는 거죠."
큰 그림을 봐야 한다. 이보다 더 초연한 말이 있을까요? 인생 길게 보면 오늘의 괴로움은 그저 사소한 기스에 불과할지니 버티고 견디고 나아가야 한다. 산드라 오는 실제로 '그레이 아나토미'에서 하차한 뒤, (큰 그림을 그리며) 기다리다가
'킬링 이브'로 보란듯이 컴백합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이 작품으로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받았고요.
산드라 오처럼 큰 사람이 되고 싶네요. "현타 오면 큰 그림!"을 가슴에 새기고, 저는 다음주 휴가를 떠나려고 합니다. 잘 쉬고 잘 먹고 재충전해서 돌아올게요!
김효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