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똑러님께 듣똑라가 드리는 #24 뉴스레터 (2019. 7. 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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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입법회 주변, 시위를 지지하는 시민들이 붙인 포스트잇]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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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똑러님께 안녕하세요. 듣똑러님.
방송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시위대의 요구는 비단 송환법 철폐만은 아닙니다. 민주주의와 점점 멀어지고 있는 홍콩의 정치체제에 대한 홍콩인의 불만과 불안의 표출이죠. 저도 이영희 기자처럼 이번 시위로 홍콩을 다른 각도로 보게 됐는데요. 동시에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민주주의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 부설 조사기관인 EIU는 매년 세계 167개국의 민주주의 지수를 발표합니다. 다섯가지 척도(1. 선거절차와 다원주의 2. 정부의 기능성 3. 정치 참여 4. 정치 문화 5. 시민 자유)로 민주주의 발전 정도를 평가해 순위를 매기는데요. 가장 최근에 발표한 2018년 순위를 보니, 아시아 국가는 전반적으로 순위가 낮더라고요.
'완전한 민주주의'(Full democracy)'로 평가되는 1위~20위에 아시아 국가는 없었습니다. 1위 노르웨이 2위 아이슬란드 3위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가 대부분이었죠. 한국은 21위로, 아시아국가 중에선 가장 높지만 '결함 있는 민주주의'(flawed democracy)에 속했네요. 아시아만 보면, 22위 일본, 32위 대만, 41위 인도, 42위 동티모르, 52위 말레이시아, 53위 필리핀, 62위 몽골, 65위 인도네시아, 66위 싱가포르, 71위 스리랑카, 73위 홍콩이 뒤를 이었고요. 혼종 체제(Hybrid regime)로 분류되는 국가에 88위 방글라데시, 94위 부탄, 97위 네팔, 106위 태국, 112위 파키스탄이 있었고, '권위주의'(authoritarian)로 분류되는 국가에는 118위 미얀마, 125위 캄보디아, 130위 중국, 151위 라오스, 167위 북한이 있었습니다.
물론 '최선'의 정치 체제는 나라마다 이견이 있을 것입니다. 민주주의라는 제도 자체가 서구에서 태동했고, 그걸 이식하는 과정에서 각자 사정이 다를테니까요. 각국의 문화적, 역사적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 서구의 시각으로 세계를 줄세우는데 반감도 들지만, 동시에 이렇게 많은 아시아 국가가, 국민의 정치 참여를 보장하지 않고, 자유를 억압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고 답답하기도 했습니다. 우리 '생활 속 아시아' 하면, 가깝고, 물가가 저렴한 휴가철 관광지가 떠오르잖아요. 홍콩을 '쇼핑의 천국'으로 알고 있었던 것처럼요. 저도 올 여름에 아시아국가로 여행을 갈 예정인데요. 이번엔 그 곳의 정치체제나 사회 문제에도 관심을 갖고 바라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럼 듣똑라는 이번 주말 잘 정비해서, 유익한 소식을 갖고 월요일에 돌아올게요! 듣똑러님, 평온한 주말 되세요!💜
김효은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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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절벽
1. 유리 절벽(glass cliff)은 기업이나 정당 등 조직이 결정적 위기가 와야지만 여성을 리더로 내세우는 현상을 말합니다. 실패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여성을 고위직으로 승진 혹은 발탁한 뒤 실패의 책임을 묻는 거죠. 유리 절벽은 유리 천장을 부수고 올라온 여성이 남성보다 더 위태롭고 위험 부담이 많은 임무를 맡을 확률이 높고, 또 추락하기 쉽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2. 이 개념은 2005년 엑세터대학교(University of Exeter)의 사회심리학자 미셸 라이언과 앨릭스 하슬람이 처음 탄생시킨 것으로, 이들은 런던증권거래소의 상위 100대 기업과 관련한 연구에서 이같은 현상을 파악했다고 합니다. 기업이 몇달 간 암울한 주식 실적을 기록하는 결정적 위기의 순간에만 능력이 뛰어난 여성을 임원으로 임명하고, 주가가 안정적이거나 오를때는 남성을 임원으로 임명한다는 것이죠.
3. 성과를 내기 힘든 상황에서 남성들이 이사직을 맡지 않으려하다 보니 그 자리가 여성에게 돌아가게 되고, 여성들은 통상적인 상황에선 고위직을 맡기 어려우니 그 자리가 독배인 줄 알면서도 선택하게 된다는 설명입니다. 이렇게 발탁된 여성들이 기업 위기를 해결하는 데 실패하면 ‘여성은 안돼’라는 편견을 강화하는 부작용이 생기는 거고요.
4. 유리 절벽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는 것은 메이저 자동차 회사 중 첫 여성 CEO가 된 메리 배라입니다. 베라는 제너럴모터스 CEO로 선임될 당시 역사적인 결정이라며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제너럴 모터스는 베라가 임명된 지 몇 주만에 자동차 수백만 대를 리콜했습니다. 자동차 두 종에 치명적인 결함이 있고, 이 결함으로 13명이 죽었는데 회사가 유가족과 정부에 거짓말을 해왔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5. 최근 한국에서 유리 절벽 논란을 일으킨 것은 YG엔터테인먼트였습니다. 버닝썬 사태부터 이어진 YG엔터테인먼트 관련한 의혹이 계속 커지면서 지난달 14일 양현석 전 대표가 사퇴를 선언했죠. YG엔터테인먼트는 현재 마약과 조직적 성매매 추문, 특별 세무조사 등 각종 악재가 겹쳐있는 상태입니다. 이 상황에서 YG엔터테인먼트가 유일한 여성 등기임원인 황보경 전무를 신임 대표로 선임하는 카드를 선택하며 논란이 일었습니다. 회사 자체가 존폐 위기에 놓이고나서야 여성 임원이 대표로 등장한 셈이기 때문입니다. 관련 내용을 다룬 칼럼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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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부터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비롯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파업이 사흘 간 이어지고 있는데요. 이들이 ‘파업’에 나서게 된 근본 원인을 짚어준 기사가 있어서 소개합니다. 기사는 학교 내 업무가 복잡해지고 인력 수요도 증가하고 있지만 교육부와 교육청이 이 자리를 비정규직인 ‘교육공무직’으로 채워온 점, 파업이 벌어지면 대체 급식이나 도시락 지침 등 ‘땜질식’ 대응에만 급급한 실정 등을 지적합니다. 실제로 이들의 파업을 지지하는 학생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는데요. ‘급식대란’, ‘학생볼모’ 등 파업의 부정적인 프레임 속에서 우리가 잊고 있는 건 무엇인지 생각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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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민경원 기자와 함께 했던 여성 아티스트 방송 흥미롭게 들으셨나요? 방송을 마치고 나서, '아, YG엔터테인먼트에 대해 이 얘기도 함께 나눠볼걸' 뒤늦게 떠오른게 있었어요. 김윤하 음악평론가의 칼럼을 읽고 계속 생각하던건데요. YG가 현재 마약, 성접대, 경찰 유착 등 여러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YG 음악을 소비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에 대해 듣똑러 여러분과 의견을 나누고 싶더라고요.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을 때 '불매운동'을 통해 소비자로서의 의견을 표출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동시에 그 불매의 대상이 3년만에 나온 여성 아티스트의 앨범이어야 하는가, 라는 안타까움이 드는 것이죠.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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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ylor Swift
‘You need to calm d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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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7일. 테일러 스위프트의 신곡 뮤직비디오가 공개됐습니다. 제목은 ‘You need to calm down’. 우리말로 하면 ‘너 좀 진정해’ 정도가 될까요? 일단 노래가 무척 좋습니다. 노래는 인터넷 속에서 키보드만 두드리는 ‘악플러’들을 향해 말합니다. “남을 욕한다고 해서 그들보다 나아지는 건 아냐. (중략) 우린 이제 모두 알아. 우리 모두 우리만의 왕관을 갖고 있다는 걸.” 데뷔 때부터 큰 인기를 얻었지만, 그만큼 여러 논란으로 탈도 많았던 테일러 스위프트. 그가 이번 노래를 통해 전하려 한 이야기는 무엇이었을까요? 뮤직비디오를 보면 답이 나옵니다.
비비드한 색감의 뮤직비디오 속에는 수많은 까메오들이 등장하는데요. 퀴어 플러스 사이즈 모델인 덱스터 메이필드, 레즈비언 셰프 한나 하트, 배우 빌리 포터, 넷플릭스 ‘퀴어 아이’ 출연진, ‘루폴의 드래그 레이스’ 출연진 등 LGBT로서 목소리를 높여 온 여러 유명인들이 출연합니다. 여기에 영화 ‘데드풀’의 라이언 레이놀즈, 그리고 테일러 스위프트와 6년 넘게 갈등을 빚었던 가수 케이티 페리까지 나오는데요. 친구였다가 자타공인 ‘앙숙’이 된 두 사람은 뮤직비디오에서 햄버거와 감자튀김이 돼 다시 만납니다. 이렇게 유쾌한 화해라니, 보는 사람까지 즐거워지는 장면이었습니다.
까메오들의 면면에서 짐작하셨겠지만, 뮤직비디오에서는 행복한 일상을 보내는 LGBT와 그들을 혐오스럽게 바라보며 ‘동성애 반대’ 피켓을 든 사람(모두 백인)들이 등장합니다. 여유로워 보이는 LGBT와 달리 초라해 보이는 뮤비 속 동성애 반대 세력의 모습은 이번 뮤비와 노래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명확하게 드러내죠. 뮤비 말미에는 현재 미국 상원의 표결 처리를 앞두고 있는 평등법(공공교육, 고용 등에서 성 정체성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는 법안) 통과를 위한 국민 청원에 서명해 달라고 호소하기도 해요. 이렇게 아티스트의 메시지가 명확히 담긴 이번 뮤직비디오, 같이 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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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회~126회 다음주, 듣똑라 키워드는?
#일본수출규제 #북한목선 #유리절벽 #파업 #재테크 #코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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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회 - 7.8(월) [시사의 핵심만] 최신시사의 핵심을 정리하는 코너입니다. (1) 일본의 수출규제(f.김기환 경제정책 기자 전화연결) (2) 북한 목선의 삼척항 입항 사건 (3) 재판으로 넘어간 고유정 사건
125회 -7.9(화) 10분 개념정리/유리절벽 126회 -7.10(수)
고란 기자의 생초보를 위한 재테크 세번째 걸음 : '코인'편
127회 -7.11(목) 사회보는 상지/여름은 왜 파업의 계절일까
[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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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다보면 똑똑해지는 라디오, 듣똑라는?
밀레니얼의 시사 친구 이지상, 홍상지, 김효은 기자가 제작, 진행하고 중앙그룹 기자들이 출연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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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다보면 똑똑해지는 라디오 smarter@joongang.co.kr 서울특별시 마포구 상암산로 48-6 02-751-6000 수신거부 Unsubscrib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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