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똑러님께 듣똑라가 드리는 열네번째 뉴스레터 (2019. 04. 26) |
|
|
듣똑러님께, 안녕하세요 이지상입니다!
날씨가 정말 변화무쌍하네요😵 횬기자가 지난 주 레터에 ‘찬란한 봄을 잘 만끽하고 계신가요’라고 했었는데요. 이번 주는 한낮 최고온도가 20도를 넘은 적도 있더라고요. 그러다 갑자기 비가 오기도 하고요. 저는 그래서 이번 주에 반팔티셔츠 차림으로 출근한 적도, 긴팔 자켓을 입고 출근한 적도 있어요. 듣똑러님은 이번 한 주 어떤 옷을 입고 외출하셨나요?
오늘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듣똑라에 참여하게 된 후 저에게 찾아온 변화에 대한 이야기에요.
이번주 안주연 원장님과 함께 했던 ‘내 안의 불안을 이겨내는 법’ 방송에서도 잠깐 이야기했지만, 저는 불안을 추진력삼아 일을 하곤 해요. 처리해야 하는 산적한 일들을 '주욱' 리스트업한 뒤, 저를 몰아치며 도장깨기?하는 쾌감을 좋아하기도 하고요. 또 누군가 나에게 안좋은 소리를 할까봐 불안해서 더 스스로 엄격하게 굴 때도 있어요.
근데 안 원장님 이야기를 듣다보니 내가 그간 너무 나를 채찍질했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안 원장님이 ”나를 가장 사랑해야 할 사람은 난데, 남이 만든 가혹한 평가 기준에 다시 나를 다그치고 있는 것 아니냐”라고 말씀하셨을 때 제 얘기처럼 마음이 덜컹했어요.
저 사실 그랬거든요. 회사에서 정치부 재직 중 결혼과 임신을 경험한 유일한 여기자다 보니, 혹시나 '결혼하니 전투력이 떨어졌네’라는 얘기를 들을까봐 몸 아픈 걸 숨기고 이 악물고 버틴 적도 있어요. 그리고 솔직히 그간 제 단점을 들키기가 너무 싫었어요.
그런데 김효은 기자가 “예상하지 못한 빈틈을 발견할 때 그 사람의 매력을 느낀다”라고 대답한 걸 듣고보니 저도 다른 사람들을 볼 때는 그렇더라고요. 사회부에서 만났던 ‘하루를 분초 단위로 쪼개 취재 계획을 세우는’ 완벽한 김효은 기자보다 아침엔 단 걸 먹어야 하고 스트레스 받으면 머리를 헝클어뜨리는 김효은 기자가 더 좋아요. 경제부에서 만났던 ‘선배들의 그 어떤 지시도 기복없이 처리하는’ 완벽한 홍상지 기자보다 거북이와 오컬트 영화를 좋아하고 초조하면 손톱을 물어뜯는 홍상지 기자가 더 좋고요.
꼭 완벽해야만 누군가를 좋아하는 건 아닌데 저는 왜 그렇게 남들 시선이라는 핑계를 대며 저를 괴롭혔던 걸까요. 저는 이번 기회에 이런 제 마음을 좀 고쳐보려고 합니다. 저를 사랑하는 마음 근육을 키우는 연습이랄까요.
혹시 듣똑러님도 자신만의 기준을 만들거나 남들 눈을 신경쓴 적 있나요? 아니면 남들은 모르는 나만의 빈틈이 있나요? 그걸 바라보는 마음 근육 상태는 어떤가요? 듣똑러님은 어떤 분이실지 궁금하네요. 혹시 저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면, 우리 이번 기회에 마음 근육을 길러봐요!
저의 긴 각오를 끝까지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주말은 각자 자신의 빈틈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시간이 되시길 바라며,
이지상 드림
추신 : 듣똑라를 하면서 좋은 점 중 하나는 그간 잘 읽지 않았던 분야의 책들에 재미를 느낀다는 점입니다! 저는 주로 정치인들의 자서전, 또는 사회과학 서적들만 보며 살았거든요. 인문학 서적이나 에세이는 정말 읽을 기회가 없었어요. 그런데 듣똑라 하면서 각자 좋아하는 책이 다르고, 서로가 책을 추천하면서 이야기를 하다보니 관심 분야가 넓어져서 정말 신이나요. 이 만족감을 듣똑러님과도 나누고 싶어서, 5월부터 '듣똑라 이달의 책' 코너를 신설하려고 해요. 저희 셋이 각각 한권의 책을 골라 한달 동안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볼까 합니다. 기대해주세요!
|
|
|
사법입원제
1. 사법입원제는 '타해 위험성이 있는' 정신질환자의 비자의입원(강제입원) 여부를 환자 가족이나 의사 개인이 아닌 사법부(가정법원)가 판단하는 제도입니다. 이 제도는 지난해 12월 진료 도중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고 임세원 교수 사고 이후 의료계와 정치권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어요. '국가 차원에서 정신질환 환자의 치료·관리 시스템을 확립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생기게 된 것이죠. 하지만 인권 침해 등 제도가 가져올 여러 부작용을 우려해 지난달 국회에서는 사법입원제 내용은 빠진 정신건강복지법 개정안이 통과됐어요.
2. 그런데 최근 진주 방화 살인 사건으로 사법입원제 도입 목소리에 다시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현재 정신건강복지법상 비자의입원이 가능한 경우는 의사 2명의 진단과 보호의무자(직계 혈족 또는 배우자) 2명의 신청이 필요한 '보호입원', 경찰이 상습적으로 타인에게 해를 가한 사람을 3일 간 정신의료기관에 입원시킬 수 있는 '응급입원', 지자체장이 전문의 진단에 따라 진행하는 '행정입원' 등이 있습니다. 그렇게 비자의입원을 하게 되면 환자단체, 전문의, 법조인 등으로 구성된 '입원적합성심사위원회'가 입원이 적합했는지를 최종 검토 합니다. 사법입원제가 도입되면 이 위원회의 역할을 가정법원이 맡는 것이지요. 3. 환자 동의 없이 이뤄지는 비자의입원은 추후 민원·소송 등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아 의사 개인이나 경찰, 지자체 입장에서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위원회가 입원 적합성 여부를 심사한다고는 하지만, 이들 사이에서는 '법적 분쟁에 휘말려도 일개 위원회가 책임져 줄 수 있겠느냐'는 불신이 있어요. 실제로 '행정입원' 환자는 전체 정신질환 입원 환자 중 5%도 채 되지 않는데요. 사법입원제 찬성 측 주장은 바로 이 지점에서 관리 시스템의 구멍이 생긴다고 말합니다. '위원회의 역할을 법원이 맡게 되면 이해 당사자 모두 더 신뢰성 높은 결정을 할 수 있지 않겠냐'는 것이죠.
4. 미국에는 '멘탈 헬스 코트(mental health court)'라는 별도의 법원이 있습니다. 정신과적 치료가 필요한 범죄 피의자들의 강제입원 여부를 결정하는 곳이죠. 독일과 프랑스도 법원이, 영국·호주는 정신건강심판원이 이를 판단합니다. 하지만 사법입원제 도입 주장에 대해서는 '모든 책임을 국가에 떠넘기려는 의료계의 편의적 발상'이라는 비판 또한 적지 않습니다. 인권 침해 문제와 맞물려 그동안 각 기관에서 소극적으로 결정해 온 비자의입원이 사법입원제로 오히려 더 활성화 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고요.
5. 이번 논의로 또 한 가지 우려되는 건 정신질환 환자에 대한 사회의 '낙인'입니다. 사법입원제가 허술한 고위험군 정신질환 환자 관리 시스템의 대안으로 논의될 수는 있지만 정신질환 환자 전체에 대한 편견으로 흐르는 것은 경계해야 겠죠. (실제로 강력범죄자 중 조현병 환자는 0.01~0.04%밖에 되지 않습니다.) 지난달 통과된 정신건강복지법 개정안에 사법입원제가 빠지게 된 건 정신질환 환자·가족단체의 극심한 반대와 낙인에 대한 우려로 법무부의 검토 의견이 늦어졌기 때문인데요. 사법입원제 논의가 다시 시작된만큼 더 촘촘히 따져봐야 겠습니다. |
|
|
여러분 이번 주 국회상황 어떻게 보셨나요? 의원 감금, 몸싸움, 기물 파손 등등 상식 이하의 상황들이 한주 내내 계속되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했는데요. 선거제 개혁·공수처 설치 등의 개혁법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대상 안건)으로 지정하는 것에 반대하며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온몸'으로 막아서면서 국회는 난장판이 됐습니다. 몸싸움 없는 국회를 만들자고 선진화법을 만들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시계를 거꾸로 돌리고 있네요. |
|
|
고 장자연씨 사건이 요즘엔 이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로 알려진 윤지오씨에 대한 진실공방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여러 주장이 오가고 최근 윤씨 행보에 다소 물음표가 달리는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 해도 '한 신인배우의 죽음 뒤에 가려진 권력의 실체를 규명해야 한다'는 본질 자체가 달라지진 않습니다. 그래서 이 기사를 여러분과 함께 보고 싶었어요. '장자연 리스트' 사건의 맥을 잘 짚어준 기사입니다. |
|
|
홍기자에 이어 브리에 또 덕업한 자 : 횬 기자 캡틴 마블(브리 라슨)과 블랙 위도우(스칼렛 요한슨)가 한 자리에 있는 이 그림, 한국에서도 볼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어벤져스'의 두 여성 영웅이 서로에 대한 애정과 존경을 표하며 즐겁게 이야기 나누는 모습, 보는 것만으로도 흐뭇한데요. 특히나 저는 요새, 브리 라슨이 나오는 유튜브 영상(예를 들어 우먼인더월드 인터뷰 혹은 지미팰런쇼)을 덕질하며 여가 시간을 보내요😻 대담하고 호탕하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도 좋지만, 정말 유머러스하달까요😂 브리를 보고 있으면 '현웃'터지는 순간들이 많은데요. 태생적으로 유머를 장착하고 태어나는 사람들이 있는데 브리가 그런 것 같아요. 저 영상도 꼭 보세요! 6분 40초부터 킬링 파트ㅠ 브리가 듣똑라에 한번 나와준다면 오늘부터 24시간 영어공부모드 들어갈텐데....😭 |
|
|
76회~80회
다음주, 듣똑라 키워드는? #BTS #블랙핑크 #빌보드차트 #은유 #다가오는말들 #정치이슈 #5월의책
|
|
|
76회 - 4.29(월) 빌보드차트 강타한 BTS (feat. 민경원 대중문화 기자) 새 앨범으로 돌아온 BTS, 또 다시 각종 음악차트를 점령하며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앨범차트인 '빌보드200' 1위, 싱글차트인 '핫100'에 '작은 것들을 위한 시'(8위)와 '메이크 잇 라이트'(95위)를 동시에 올려놓으며 더 막강해진 인기를 증명했습니다. 민경원 대중문화기자가 BTS가 세운 기록의 의미부터 새 앨범 소개, 글로벌 기자간담회 후기까지 전해드려요.
77회 - 4.30(화) 인터뷰/<다가오는 말들>의 작가 은유(1부) <글쓰기의 최전선> <쓰기의 말들> 의 저자 은유 작가님이 지난 달 신작을 발표했죠. 듣똑러분들도 많이 좋아하실 것 같은데요. 작가님을 모시고 신작 이야기와 함께, '글을 쓴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 나눠봅니다.
78회 - 5.1(수) 인터뷰/<다가오는 말들>의 작가 은유(2부)
79회 - 5.2(목) [정치적 지상시점]
80회 - 5.3(금) 듣똑라 '5월의 책' 공개 🙋 읽고 똑똑해졌다면! 지인에게 'Weekly 똑똑' 구독 링크를 보내주세요! 👉bit.ly/2XW8U4D 🙋 상지없는 상지로그가 듣똑라 유튜브에 업로드됐어요! (업로드는 계속됩니다~구독😘) |
|
|
듣다보면 똑똑해지는 라디오, 듣똑라는?
밀레니얼의 시사 친구 이지상, 홍상지, 김효은 기자가 제작, 진행하고 중앙그룹 기자들이 출연합니다. |
|
|
듣다보면 똑똑해지는 라디오 smarter@joongang.co.kr 서울특별시 마포구 상암산로 48-6 02-751-6000 수신거부 Unsubscribe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