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국민권익위원회는 공익제보자에게 받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대검찰청에 이첩했고, 대검찰청은 이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에 배당했습니다. 박은정 권익위 위원장은
"신고 내용에 경찰 유착을 의심할 만한 것은 물론 부실 수사와 관련된 부분도 포함돼 있어 검찰을 수사기관으로 정한 것"이라고 밝혔어요. 공개적으로 경찰에 대한 불신을 드러낸 거죠.
클럽과 경찰 사이 브로커로 지목된 전직경찰 강모씨는 오늘(15일) 구속 여부가 결정됩니다. 강씨 외에도 '강남경찰서 소속 경찰관이 경찰 신분증을 대고 수시로 버닝썬을 드나들었다'는 첩보가 있어 수사 중에 있습니다.
승리와 정준영이 포함된 카카오톡 대화방에 '경찰총장'(경찰청장을 잘못 표기한 것), '팀장'이라는 단어가 그들과의 친분을 자랑하듯 나와있어, 유착 의혹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당시(2016년) 경찰청장은 강신명 전 청장인데 그는 즉각 의혹을 부인했죠. 이렇게 요란한데, 아직 입건된 현직 경찰은 한 명도 없네요.
경찰은 14일 승리와 정준영, 승리의 동업자이자 카카오톡 대화방 멤버였던 유리홀딩스 대표 유모씨, 대화방에 ‘유00 형이 경찰총장과 대화하는 걸 봤는데 대단하더라’는 글을 쓴 것으로 알려진 김모씨 등을 불러 밤새 조사를 벌였는데요. 조사를 통해 당시 언급된
'경찰총장'이 총경급 인사(일선 경찰서장 또는 지방경찰청 과장급)라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합니다.
[마약]
클럽 내 마약 유통·투약 혐의와 관련해 서울경찰청 마약수사계는 20여 명을 피의자로 입건했습니다. 버닝썬 공동대표였던 이문호 대표, 영업사장 한모씨도 검사에서 마약 양성 반응이 나왔지요. 경찰은 이중 버닝썬 직원 조모씨를 지난달 18일 구속했는데요. 경찰이 압수수색 한 조씨의 집에선 다양한 종류의 마약이 발견됐다고 합니다. 앞서 조씨는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 사위 이모씨에게도 마약을 판매, 같이 투약하다 경찰에 적발돼 실형을 선고받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조씨의 유통망이 어디까지 뻗쳐있을지, 버닝썬 운영진은 마약 유통에 얼마나 관여했는지 밝혀내는 것이 핵심입니다.
[성매매 알선]
성매매 알선 혐의로 입건된 승리는 14일 경찰 조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오늘부로 병무청에 정식으로 입영 연기신청을 하겠다"고 밝혔어요. 승리와 관련된 새로운 의혹으로 상습 도박 및 해외 성매매 알선 등도 제기됐어요. 승리는 버닝썬을 둘러싼 모든 의혹의 중심이기도 합니다. 당장 그가 버닝썬의 소유주로서 얼마나 경영에 관여했는지, 그 과정에서 마약·탈세·성폭력·경찰 유착 등에 어떻게 개입했는지 밝혀내는 게 관건입니다.
[탈세]
권익위 제보자인 방정현 변호사는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카톡 대화방에는 버닝썬 뿐 아니라 승리가 운영하는 다른 업체, 그리고 또 다른 클럽인 아레나 등에 대한 탈세 정황이 포함돼 있다"고 폭로했어요.
탈세는 제일 수사가 더딘 상태예요. 버닝썬은 내부 회계자료가 공개돼 조직적인 탈세 계획 정황이 드러났지만 이달 말까지 기한인 법인세를 아직 신고하지 않아 혐의를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클럽 아레나의 경우 경찰은 아레나 실소유주 강모씨 등으로부터 로비를 받은 의혹이 있는 서울지방국세청 관계자 등을 참고인으로 부르고 세무자료를 분석 중인데요. 아직 피의자로 전환된 사람은 없습니다. 경찰 내에서는 국세청이 수사 협조에 소극적이라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고 해요.
[성폭력 및 불법촬영물 유포]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마약에 성범죄 의혹까지 있는 '버닝썬 VIP룸 동영상'을 찍고 유포한 버닝썬 직원 A씨를 지난 10일 구속했다고 밝혔는데요.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촬영 및 유포 경위를 조사하고 또 다른 유포자들에 대한 수사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영상 속 사람들의 마약 투약 혐의와 성범죄 가능성은 없는지 역시 보고 있는데요. 영상에 등장한 남성은 경찰 조사에서 "마약 없이 합의에 의한 성관계"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버닝썬 문제와는 살짝 별개지만 승리 등이 포함된 카카오톡 대화방을 통해 정준영이 성관계 동영상을 불법으로 촬영해 유포한 사실도 밝혀졌는데요. 14일 정준영을 불러 조사한 경찰은 그의 불법촬영 혐의 뿐 아니라 2016년 고소된 사건과 관련 담당 경찰관 유착 의혹 등을 확인하고 마약류 정밀 검사를 의뢰했습니다.
불법촬영 관련한 근거 없는 소문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번지고 있는데요. 우리가 진짜 궁금해야 할 건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의 범죄 혐의와 처벌 과정이겠죠. 버닝썬 사건은 버닝썬 사건대로, 불법촬영 사건은 불법촬영 사건대로 '본질'이 있습니다. 우리가 수사 과정을 끝까지 지켜봐야 하는 이유입니다.